콘텐츠바로가기

2021.7.28
1. 인텔의 2나노 선전포고 … 편할 날이 없다
미국 인텔이 오는 2025년 파운드리 반도체 시장에서 2㎚(나노미터, 1㎚=10억분의 1m)급 반도체를 양산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회로 선폭 2㎚의 공정기술은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도 공개적 언급을 꺼리는 ‘극강의 기술’입니다. 현재 삼성전자와 TSMC는 5㎚급 반도체를 양산 중이고, 3㎚급은 2년 뒤에야 생산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인텔이 이번 발표를 통해 세계 1위를 향한 야심을 도발적으로 드러내자 관련 업계는 큰 충격을 받고 있습니다.

2나노 공정은 10억분의 2m인 반도체 회로선폭에 수백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심는 작업입니다. 회로선폭이 10억분의 3m인 3나노 공정에 비해 반도체 칩을 더 작게 만들 수 있고 전력효율도 20%가 더 높습니다. 현재 7나노급 반도체 생산을 앞두고 있는 인텔이 4년 만에 5나노, 3나노를 뛰어넘어 2나노까지 진격하겠다고 하는 것은 TSMC 추격에 피치를 올리고 있는 삼성전자에 큰 위협입니다. 물론 일각에선 인텔의 선언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하지만 팻 겔싱어 대표는 “기술개발은 끝난 상황”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큰 고객인 미국 퀄컴사를 새로운 고객으로 확보했다는 발표도 곁들였습니다. 인텔로 물량을 빼앗길 경우 삼성의 미국 파운드리 공장건설 계획 자체가 큰 차질을 빚을 수 있습니다. 에너지 소모량과 칩 크기를 줄여야 하는 스마트폰, 가전, 게임업체들도 2나노 제품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 최고의 반도체 기자로 평가받는 황정수 기자가 실리콘밸리 특파원으로 부임하자마자 A1, 3면에 비상벨을 울렸습니다.
>관련 A1면 기사 보기
>관련 A3면 기사 보기
2. 중국 증시 급락…“공산당 못 믿겠다”
‘공산당 리스크’가 중국 증권시장을 강타했습니다. 종잡을 수 없는 중국 정부의 규제 칼질에 불안감을 이기지 못한 외국인들은 중국 주식을 앞다퉈 던지고 있습니다. 27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49%, 홍콩 항셍지수는 4.2% 급락했습니다. 텐센트, 알리바바 등 중국을 대표하는 기술주가 대거 상장돼 있는 항셍지수는 전날에도 4.13% 떨어진 바 있습니다. 미국이 중국과 홍콩에 상장된 주식 투자를 제한할 수 있다는 루머까지 돌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태 발단은 중국 정부의 사교육 금지 조치에서 시작됐습니다. 중국 교육업체들은 기업공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없으며 이미 상장한 기업들은 주식시장 자금으로 학원사업에 투자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그 여파로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 뉴오리엔탈에듀앤드테크는 지난 이틀간 69.7%, 탈에듀케이션은 무려 78.6%나 폭락했습니다. 공산당을 정점으로 하는 중국 지도체제가 마음만 먹으면 어떤 산업이든 망가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지적입니다.

중국 정부의 폭탄 선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지난 26일엔 인터넷 음식 배달 서비스에 대한 규제를 발표했습니다. 인터넷 기업 텐센트에 대해서는 음악 스트리밍 분야 독점 판권을 포기할 것을 명령하기도 했습니다. 홍콩에 상장된 메이퇀 주가는 이틀 동안 30% 이상 급락했고, 텐센트는 27일 하루 동안 9%나 떨어졌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23~26일 이틀간 미국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 주가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해외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메가톤급 악재를 발표하면서 투자자들이 입을 손실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주식 투자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이런 종류의 불확실성입니다. 정치적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떤 희생도 감수하겠다는 태도라면 시장을 떠날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입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UBS는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선호’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A2면에 고재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관련 A2면 기사 보기
3. 비즈니스도, 스포츠도 관건은 ‘디테일’
한국 양궁의 세계적인 성과를 공정의 잣대로 설명하는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연령이나 경력에 관계없이 철저하게 능력 위주로 선수들을 선발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낳고 있다는 것입니다. 요즘 ‘공정’이 우리 사회의 화두로 떠오른 영향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스포츠 경기는 예나 지금이나 경기력을 우선으로 합니다. ‘공정’만으로 한국 여자양궁 올림픽 9연패(連覇)의 위업을 설명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오늘 1면 톱은 제가 ‘기업 경영, 한국 양궁에서 배워라’라는 주제를 주고 성수영 문화스포츠부 기자가 대표 집필했습니다. 이제 경력 4년 남짓하지만 주문을 소화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남 다르게 쓰려고 노력하는 기자입니다. 기사를 읽어보면 한국 양궁의 장기집권 비결을 한눈에 꿰뚫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업인들도 눈여겨볼 만한 내용들을 충실히 담았습니다. 모든 성공에는 강한 디테일이 있습니다. 변화무쌍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기술적 능력도 갖춰야 합니다.

기사의 몇몇 단락을 소개합니다. “양궁협회가 발행하는 ‘국가대표팀 운영 매뉴얼’은 분량이 700쪽을 넘는다. 여기엔 선수들이 선수촌에 소집된 첫날 입어야 할 복장, 신체검사를 위한 병원 예약 전화번호를 비롯해 지도자와 선수가 숙지해야 할 모든 정보가 빠짐없이 들어 있다. 매뉴얼 곳곳에는 과거 대표팀이 올림픽에서 겪은 어려움과 새로 터득한 노하우 등 ‘암묵지’에 가까운 정보도 녹아 있다. 과거 선배들이 겪은 시행착오를 다시 반복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양궁협회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 기량과 전략에 안주하지 않고 실전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위험에 철저히 대비했다. 지난해 겨울부터 진천선수촌에 일본 유메노시마 양궁장의 환경을 본뜬 ‘쌍둥이 훈련장’을 만들고 선수들을 투입했다. 유메노시마의 강한 바닷바람에 대표팀을 적응시키기 위해서였다. 현장에 몰려든 취재진 때문에 당황하지 않도록 인터뷰 연습과 사진기자들의 셔터 소리에 적응하는 훈련까지 시켰다.”
>관련 A1면 기사 보기
>관련 A5면 기사 보기

이 뉴스레터를 카카오톡으로 공유하세요!

한국경제신문 편집국장이 직접 전합니다
한경 편집국장 뉴스레터
COPYRIGHT ⓒ 한국경제신문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