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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주도 성장' 접고 '포용적 성장'으로 돌아서는 민주당. 차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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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섭 정치부 기자) 최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의 궤도 변경에 나서고 있습니다. 현 정부 경제 정책의 핵심 기조인 소득주도 성장을 완전히 버리는 것은 아니지만 더 넓은 개념인 ‘포용적 성장’을 앞에 내세우는 것입니다. 최근 열린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사진)에서도 이같은 기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소득주도 성장과 포용적 성장은 둘 다 어려운 경제 용어입니다. 언뜻 이름만으론 명확한 정의를 파악하기도 힘듭니다. 포용적 경제 성장은 2010년 전후로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경제 학자들이 꺼내든 이론입니다. 이를 사용하는 학자나 기관, 국가에 따라 조금씩 범위가 다르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어떤 게 맞다”고 명확히 정리하기엔 어려움이 있어 포용적 성장의 논의 과정을 간단히 소개하려고 합니다.

포용적 성장은 2009년 처음으로 세계은행을 통해 소개됐습니다. 정책의 방점은 개도국의 성장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극빈층이 많은 개도국이 성장을 하면 이 과정에서 빈곤은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다는 것 입니다. 하지만 세계은행은 “개도국이 재분배를 지나치게 강조할 경우 성장 동력을 상실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문재인 정부가 주장하는 바와는 조금 다른 분석이죠.

이후 포용적 성장은 한 단계 발전합니다. 2011년과 2014년 이와 관련한 보고서를 쓴 조너선 오스트리 국제통화기금(IMF) 조사국 부국장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는 “소득과 부의 불평등을 보여주는 지표인 지니계수(0에 가까울수록 평등한 사회)가 낮아질수록 경제성장률이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소득 불평등 정도가 낮은 사회가 더 꾸준하고 높은 경제 성장률을 보일 수 있다는 의미죠. 동시에 “인위적인 소득 재분배의 강도가 높더라도 경제성장률이 낮아지진 않는다”는 주장도 폈습니다. 경기침체기에 세율을 낮춰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경제학의 고전적인 기초이론과도 다른 측면이 있죠.

이후 포용적 성장에 대한 연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더 구체화 됩니다. 가장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는 기관이죠. 우선 소득 및 자산 불평등 등 불평등 관련 통계를 OECD 회원국으로부터 받아 성장과의 관계를 분석합니다. 결과는 비슷했습니다. 불평등 정도가 낮아질 수록 한 국가나 사회의 성장률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또 성장의 성공을 보여주는 지표로 국내총생산(GDP)대신 삶의 질 지표 등을 개발해 보여주기도 합니다.

OECD 대사였던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이 포용적 성장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윤 수석은 OECD 대사로 내정된 이후 유럽의 포용적 성장 정책을 한국에 알렸고, 정부 정책에도 직간접 영향을 미쳤죠.

그는 임명 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OECD는 포용적 성장 정책 실행을 위한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는데 각국 정부가 포용적 성장 상황을 측정, 평가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국별 상황에 맞는 포용적 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을 제안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세계화, 기술혁신으로 경제효율이 높아지고 총량적인 성장 혜택이 늘어났지만 소득과 기회의 불평등 또한 커지고 있다”며 “성장 혜택이 저소득층까지 공평하게 나눠지고 삶의 질 개선으로 연결되도록 하기 위한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고도 얘기했습니다.

지난해 7월 한 매체에 기고한 ‘생산성과 포용성, 두 마리 토끼 잡기’ 칼럼에선 “생산성과 포용성 둘 다 잡기 위한 방책 으로 OECD는 인적 역량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 평생 학습, 훈련, 노동시장 정책을 통해 생애기간 생산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도울 것을 권고한다”며 “취약계층에 대해 교육, 보건, 주택 접근 기회를 넓히고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역량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칼럼에서는 ‘대기업의 지배력 남용 경계→시장질서 정상화→시장소득 분배개선(1차 분배)→조세ㆍ사회안전망 등 재분배 강화’ 등을 통해 건강한 시장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경제 정책으로 반영된 사례를 볼까요?

한국은 상당히 포괄적인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재정 투입으로 주거와 양육 부담을 덜어주는 것도 포용적 성장의 하나다”라고 얘기했습니다. 재정 투입을 통해 보육 등을 지원하는 것뿐 아니라 오는 9월부터 시작되는 아동수당 지급(10만원) 등이 포함되죠. 물론 소득주도 성장의 시작이었던 최저임금 인상 등 급여 인상도 저소득층의 수요(소비)를 늘릴 수 있다고 봅니다. 또 기초노령연금 지급과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재정 일자리 사업, 실업급여 인상 등 대부분의 복지와 일자리, 노동 정책도 포함이 됩니다.

불평등 정도가 높은 나라 중 하나인 미국은 어떨까요.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가 작성한 보고서인 ‘백악관 보고서’에 이와 관련된 내용이 있습니다. 미국은 우선 불평등의 원인으로 교육과 기술 발전, 세계화 등이 개인의 생산성에 영향을 미쳐 불평등이 야기된다고 봅니다. 불평등 완화를 지속 성장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꼽고 다양한 정책을 내놓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수당 지원 등 복지 정책이라기 보다는 자립 지원 사업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총수요(소비 등 ) 강화를 위한 실업 보험 확대 등이 대표적입니다. 경제 위기를 겪는 저소득 가구의 소득 수준을 회복시키고 총수요를 확대 시켜 불평등을 완화한다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저소득 가구 자녀에게 취학 전 조기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거나 보육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정책도 있습니다.

영국은 도시와 지방과의 균형 발전을 포용적 성장으로 꼽았습니다. 지역 내 대학과 병원, 기업 등에 투자를 해 지역 주민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이죠. 도시에 비해 지방의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했습니다. 또 공공 투자는 포용적 성장이 투자 방향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합니다. 투자금이 포용적 성장, 다시 말해 지방의 성장과 불평등 해소에 가장 효과가 높은 곳에 투자를 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영국 맨체스터에선 ‘워킹 웰 파일럿(Working well pilot)’프로그램을 통해 중앙정부가 하지 못하는 일을 지역 사회가 대신 합니다. 예를 들어 중앙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장기 실업자에게 일자리는 제공하는 방식이죠.

해외의 포용적 성장은 보통 ‘기회의 불공평성’을 제거하는 데 지원이 집중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무상 복지가 근간을 이루는 한국의 모습과는 조금 다르네요.

반면 소득주도 성장은 이보다 좁은 개념의 이론입니다. 실질임금이 증가하면 소비와 투자가 늘고,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가능하다는 이론이죠. 보통 대기업의 성장으로 인한 임금 인상 등 ‘낙수효과’를 기대하기보다 근로자의 소득을 인위적으로 높이는 전략입니다. (끝) /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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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신문 - 2018.09.21(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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