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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자 모두 돈 버는 ‘토큰 이코노미’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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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흔 한경비즈니스 기자) 거래소 없는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를 준비 중인 ‘카이버네트워크’,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탈중앙화된 전자 결제 플랫폼 오미세고(OmiseGO), 전 세계 블록체인들을 연결해 주는 블록체인 아이콘(ICON)을 개발한 더루프, 블록체인 보안 업체인 웁살라(Uppsala)….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국내외 블록체인 프로젝트와 스타트업들이다. 이들의 뒤를 든든하게 받쳐주는 이름이 있다. 블록체인 스타트업 전문 액셀러레이터 ‘해시드’다.

해시드를 이끌고 있는 김서준 대표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사이먼 킴(Simon Kim)’이라는 이름으로 샌프란시스코?싱가포르?호찌민 등 전 세계를 오간다.

해시드를 창업하기 전 김 대표는 수학 교육 전문 플랫폼인 노리를 창업해 이끌어 왔다. 우연한 기회에 이더리움을 알게 되고 투자자가 됐다. 투자를 하다 보니 블록체인에 대해 더 잘 알고 싶었고 공부를 하면서 가능성에 확신을 갖게 됐다. 그동안 투자한 이더리움으로 펀드를 조성했다. 그는 주로 암호화폐로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투자한다.

현재까지 국내외를 막론하고 투자한 프로젝트만 30여 개가 넘는다. 말 그대로 글로벌 블록체인 업계의 ‘큰손’이다. 지금도 전 세계 곳곳에서 새로운 블록체인 프로젝트와 관련한 백서들이 김 대표 앞으로 쉴 새 없이 날아드는 이유다. 김 대표로부터 글로벌 블록체인 산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블록체인 서비스를 직접 개발하기보다 액셀러레이팅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노리를 창업해 운영하던 때부터 국내외 기업 10여 군데에 엔젤 투자(초기 단계의 벤처기업 투자)를 지속해 왔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처음 이더리움을 알게 됐을 땐 그저 기존에 투자한 회사들처럼 혁신적인 기술 기업 중 하나라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블록체인을 공부하면 할수록 너무 혁신적인 플랫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이 언젠가는 그 가치를 알아볼 것이라고 확신했죠. 물론 블록체인 서비스를 직접 개발하는 것도 좋지만 전 세계에서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프로젝트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접하는 일이 몹시 흥미로웠습니다. 그들이 서비스를 실제로 구현해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또한 매우 보람있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블록체인 스타트업’의 육성은 기존 일반 정보기술(IT) 스타트업과 다른 점이 있나요.

“물론입니다. 블록체인 분야는 기존의 IT 스타트업과 또 다른 점이 많습니다. 제품 개발, 마케팅, 세일즈적인 측면에서도 물론 차이가 있고요.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법률적인 문제입니다. 아직 규제가 미비하니까요. 이런 다양한 분야에 대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경험을 최대한 많이 활용하도록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물론 여러 커뮤니티를 통해 좋은 블록체인 개발자와 팀을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해시드 라운지’라는 블록체인 커뮤니티 행사도 운영하고 있죠.

“액셀러레이팅과 함께 또 하나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일은 ‘커뮤니티 빌딩’입니다. 지금의 한국 커뮤니티는 암호화폐 가격에만 집중하는 분위기가 많고 블록체인 시장 전반에 대한 정보는 많이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한국이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의미 있는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결국 암호화폐를 넘어선 블록체인 기술 자체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야 합니다.

이런 생각으로 만들어진 것이 ‘해시드 라운지’라는 설명회 행사입니다. 여러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의 이론적인 개념을 풀어 설명하기 위해 지난해 처음 열게 됐고 지금까지 9번 정도 꾸준히 진행하며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지난해 9월에는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립자가 직접 참여해 우리와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했고요.”

-투자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요.

“과거 엔젤 투자자로서 여러 IT 스타트업에 투자하면서도 느꼈던 점이지만 무엇보다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액셀러레이터는 단순한 투자자가 아니라 함께 사업을 키워 가는 동반자입니다. 그들의 역량을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고요. 그 외에도 블록체인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즐거운 사람들인지 가장 먼저 보게 돼요. 그 팀이 블록체인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어떤 혁신을 이끌어 낼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dApp : decentralized Application)을 만드는 프로젝트보다 그러한 앱들을 지원해 줄 수 있는 인프라 측면의 ‘퍼블릭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에 더 눈길이 갑니다. 예컨대 데이터베이스나 스토리지(저장소) 역할을 하게 되는 프로젝트 혹은 탈중앙화 거래소나 암호화폐 지갑 서비스와 같이 현실세계와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게이트웨이 역할을 할 수 있는 프로젝트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블록체인으로 현 자본주의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어떤 한계인가요.

“400년 전 최초의 주식회사인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설립됐습니다. 그 후 현재까지 ‘주식회사 모델’이 자본주의 시스템을 지배해 왔죠. 물론 주식회사 모델은 매우 성공적으로 정착한 시스템이지만 동시에 여러 한계점도 드러내고 있습니다. 주식회사는 특정 목적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주식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 사업을 하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필연적으로 생산비를 최대한 낮추고 판매 가격을 가능한 한 높여 많은 마진을 남기려고 하게 되는 거죠. 그렇게 생긴 이득은 주주에게만 배당되고 특히 몇몇 대주주들이 이익의 대다수를 흡수해 버립니다. 결과적으로 해당 경제 생태계에 참여한 많은 구성원들이 이익 배분에서 배제됩니다.

이런 문제점은 공유경제 기업이나 인터넷 기업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버’를 예로 들어볼게요. 우버는 차를 가진 사람이 어쩌다가 운전하는 김에 다른 사람을 태우면서 차량을 공유하는 모델이어야 이상적이겠죠. 하지만 실제 상황은 전혀 다르잖아요. 우버 택시 운전사들은 대부분이 전업 운전사이고 승객과 운전사를 연결해 주는 수수료 20%는 플랫폼 역할을 하는 우버라는 기업이 떼어갑니다. 이런 시스템 아래에서는 우버라는 회사가 아무리 빠르게 성장한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이 생태계에 기여하고 있는 ‘우버 운전사’가 부자가 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블록체인은 이와 같은 주식회사의 약점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나요.

“위에서 이야기한 우버의 예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볼게요. 가령 블록체인으로 움직이는 D우버(Decentralized Uber : 탈중앙화된 우버)가 있다고 할게요. 승객과 운전사는 ‘D우버’를 이용한 대가로 토큰을 주고받게 됩니다. 이 토큰은 다음에 D우버를 이용하는 데 사용할 수도 있고 팔아서 현금으로 환전할 수도 있겠죠. 만약 D우버의 가치가 미덥지 않다면 바로 팔아 버릴 테고 그렇지 않다면 보유할 겁니다. 이 D우버가 인기를 끌어 기업이 크게 성장하게 되면 승객이나 운전사는 갖고 있던 토큰의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에 그때 환전한 사람들은 초기보다 훨씬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토큰 이코노미(token economics)’입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단순히 ‘주식을 살 돈을 갖고 있는지’가 아니라 ‘그 생태계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성공의 과실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프로토콜(규약)이 만들어지는 겁니다. 결과적으로 이는 주식회사 모델에 배타적으로 맞서는 것이라기보다 주식회사 모델의 결점을 보완해 나갈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경제 모델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블록체인 산업의 경쟁력을 평가한다면.

“지금까지 세계적 IT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한국 시장에 특별히 관심을 갖고 방한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블록체인 분야에서는 한국 시장이 활발하다 보니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프로젝트의 리더들이 자비를 들여서라도 먼저 한국에 와 자신들의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싶어 하는 일이 줄지어 벌어지고 있어요. 글로벌 리더와의 직접적인 만남은 국내의 예비 창업자들에게 많은 영감을 줄 것이고 국내 블록체인 생태계의 선순환을 가져올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겁니다.”

-한국의 블록체인 산업이 긍정적으로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아직 블록체인 시장은 매우 초기 단계에 있습니다. 그 와중에 블록체인에 대해 모르면서도 무작정 투자하는 이가 많다 보니 사기도 있고 투기도 있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 그러한 열풍이 과도하게 불었던 것도 사실이고요. 이에 대해서는 적절한 규제를 도입해 제도화를 통해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이 엄청난 에너지를 한국이 블록체인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게끔 하는 자양분으로 삼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언제나 새로운 플랫폼이 만들어질 때는 과열된 에너지가 있었어요. 이 에너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데 굉장히 중요할 것이라고 봅니다.

다시 말해 한국의 암호화폐 투자에 대한 열정적인 관심은 없어져야 할 것이 아니라 적절하게 선회시켜 블록체인 기술 개발과 비즈니스의 부흥으로 연결해야 합니다. 지금 한국에는 블록체인 시장의 세계 선두에 설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데 ‘블록체인 기술은 좋지만 암호화폐는 위험하니 무조건적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이분법적 사고방식으로는 이 기회를 제대로 잡아낼 수 없습니다.” (끝)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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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신문 - 2018.06.23(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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