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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연결된 ‘스마트 시티’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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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훈 광운대 교수) #출근하기 위해 맞춰 놓은 스마트폰 알람은 새벽에 발생한 자동차 사고를 감지하고 설정해 놓은 시간보다 20분 먼저 울린다.

집 밖으로 나서는 순간 실내 조명은 꺼지고 실내 난방은 섭씨 영상 17도를 유지한다. 차가운 겨울 날씨를 고려해 자동차는 이미 시동이 걸려 있다.

인간을 위한 최적의 환경인 섭씨 영상 22도의 온도와 50%의 습도 역시 맞춰져 있다. 자동차에 타는 순간 집에서 듣던 음악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차를 타고 가는 동안 컴퓨터 작업을 한다. 사무실에 도착하면 자동차가 알아서 주차 공간을 찾아 주차한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1월 9일부터 12일까지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 2018’이 진행됐다. 이 전시회는 150여 개 국가에서 3900개 이상의 기업들이 2만 개가 넘는 제품을 전시하며 약 19만 명의 관람객이 모여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번 CES에서도 볼거리와 얘깃거리가 풍성했다. CES의 올해 주제는 ‘스마트 시티’였다. 위에서 소개한 가상의 이야기처럼 스마트 시티는 개인의 공간을 가정으로부터 이동 과정 그리고 사무실까지 확대시킨다. 지난해 CES에서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통한 ‘스마트 홈’의 연결성(connectivity) 개념이 올해에는 도시로 확장된 것이다.

올해 눈에 띄는 혁신 기술의 특징은 공간 확장에 따른 물리적 공간의 이동을 채우는 기술의 역할이다. 가장 눈여겨볼 기술은 단연 자동차다. 공간이 확대됐다는 것은 물리적인 공간의 움직임이 전제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이동 수단이 핵심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스마트 홈에서 스마트 시티로 확장

먼저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는 5세대(5G) 네트워크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따르면 5G는 최대 다운로드 속도가 20Gbps, 최저 다운로드 속도는 100Mbps를 유지해야 한다.

2017년 통신 서비스 품질 평가 결과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평균 다운로드 속도가 133.43Mbps였으니 현재보다 약 150배 빠른 속도다. 또한 1㎢ 반경 안의 100만 개 기기에 동시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하고 시속 500km의 고속열차에서도 통신이 자유로워야 한다.

즉, 5G는 동시 접속 기기의 숫자와 이동 속도에서도 지금과 비교할 수 없는 발전된 통신 네트워크다. IoT가 구현되기 위한 필수적 인프라인 것이다.

가정에서야 5G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스마트 시티’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5G가 반드시 필요하다. 자율주행 기능이 있는 무인 자동차의 예를 들어 보자.

차세대 차량 통신(Vehicle to Everything : 이하 V2X)은 자율주행을 위해 필수적인 핵심 기술이다. V2X는 운전 중 신호등을 비롯한 각종 도로 인프라와 주변 차량 그리고 보행자 간의 통신을 통해 교통 정보를 교환하거나 공유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도로 주행을 하면서 클라우드에 있는 정보를 쉴 새 없이 업데이트하며 최적의 주행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다.

주변에 있는 차량이나 보행자, 다른 기기나 인프라와 통신을 통해 정보를 교환해야 한다면 얼마나 고성능의 통신 기술이 필요할까. 그것도 실시간으로 말이다. 차량에 달려 있는 센서를 통한 정보 수집과 클라우드를 통한 정보 업데이트를 위해 빠른 정보처리 속도는 필수다.

아이가 갑자기 도로로 뛰어드는 상황을 상상해 보자. 현재 LTE의 응답 시간은 초당 약 50m로, 시속 100km로 주행하다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3m를 그냥 달리게 된다. 이는 혈중 알코올 농도 0.08%인 사람의 반응시간인 초당 43m보다 더 긴 시간이다.

참고로 혈중 알코올 농도 0.05%부터 형사입건 대상이다. 즉, 지금과 같은 네트워크 속도로는 응답 속도의 지연으로 무인 자동차가 주행할 수 없다. 5G는 빠른 통신 속도로 빠른 응답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완전 자율주행차의 운용을 가능하게 만드는 기반이 된다.

미국 교통부(USDOT)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전 세계 주요 자동차 회사로 구성된 자동차 안전 통신 컨소시엄(VSCC)은 안전 운행에 필요한 지연시간을 규정하고 있다. VSCC는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센싱의 경우 초당 20m의 지연시간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SK텔레콤은 반응속도가 초당 1m 이하의 5G V2X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기술이 개발되면 사고 대응은 물론 월 1000만 대의 차량이 전송하는 주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반영해 교통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서비스도 가능하게 된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부터 가장 크게 주목받고 있는 인공지능(AI)은 인간에게 최적의 환경을 자동으로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CES의 슈퍼스타이자 향후 모든 기술을 추동하는 지배 기술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극단적으로 말해 AI는 소프트웨어로 운영되는 모든 것에 침투될 것이다. 가장 친숙한 AI는 스피커다. 지난 한 해에만 전 세계적으로 약 2400만 대의 AI 스피커가 판매된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아마존 ‘알렉사’가 약 68%, 이어 구글 ‘어시스턴트’가 약 24%를 차지한 것으로 추산된다.

그동안의 CES에서는 아마존의 알렉사가 독보적이었지만 올해에는 또 다른 경쟁자인 구글의 어시스턴트가 화려하게 등장했다.

이제까지 공식적으로 단 한 번도 참여한 적이 없는 구글은 예년과 달리 ‘CES 2018’에서 매우 공격적인 행사를 진행했다. 구글이 올해 참여한 이유는 단 한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아마존 알렉사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그 성과는 컸다. 지난해에는 아마존의 알렉사가 빅 스타였다면 올해에는 구글의 ‘헤이 구글(Hey Google)’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구글은 스피커·텔레비전·조명기 등 약 1500개의 기기에서 활용할 수 있다.

4000개의 제품에 연동되는 알렉사에 비해 수적인 면에서 많이 뒤처져 있다. 하지만 e메일·스케줄러·지도·유튜브 등 구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사용자 수를 고려해 보면 미래 판도는 예상하기 힘들다.

하지만 AI 스피커를 AI의 대표 기기로 이야기하기에는 AI의 능력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기껏해야 명령어 몇 개만 인식해 몇 개의 서비스를 말로 구현하는 것을 AI라고 말하기에는 그 역량을 오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막 위 신기루 안 되려면

AI가 적용되는 분야 중 가장 기대되는 것은 자동차다. ‘스마트 홈’에서 ‘스마트 시티’로 공간이 확장됨으로써 이동 수단의 중요성이 더욱 중요해졌다.

올해 CES에서 기조연설한 5명 가운데 2명이 자동차에 대해 이야기했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최고경영자(CEO)와 짐 해켓 포드 CEO의 연설은 자동차가 미래의 우리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할지 보여준다.

인텔은 자동차용 인텔 아톰(Intel Atom) 프로세서와 모빌아이 아이Q5(Mobileye EyeQ5) 칩이 결합된 새로운 자율주행 차량용 플랫폼의 세부 사항을 공개했다.

구글은 국내에서는 정식 수입되지 않는 자동차 브랜드인 알파 로메오의 자동차 ‘줄리아(Giulia)’를 전시하며 ‘안드로이드 오토’를 소개했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스마트폰과 차량을 연결해 구글 어시스턴트를 작동하는데, 어시스턴트를 통해 스마트폰에서 작동하는 모든 것을 줄리아에서 할 수 있게 된다.

현대자동차는 자율주행 기술 전문 기업인 ‘오로라(Aurora)’와 손잡고 ‘모빌리티를 통한 미래 기술과의 연결’이란 주제로 혁신적인 미래 첨단 기술을 소개했다. 완성차 외에도 자율주행에 핵심 요소인 센서·내비게이션·안전·보안·IoT 등 자율주행을 위한 다양한 기술이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이렇게 최첨단 기술을 선보였지만 아이러니한 상황도 발생했다. 개막일인 1월 9일 내린 폭우로 구글 부스가 물에 잠겨 부스 행사가 취소되기도 하고 통신 연결 문제 때문에 LG전자의 ‘클로이(CLOi)’와 소니의 ‘아이보(Aibo)’ 로봇은 작동하지 못했다.

또한 정전 문제로 행사가 대혼란에 빠지기도 했다. 효율성을 추구하는 꿈의 도시인 ‘스마트 시티’가 사막 위의 신기루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인프라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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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신문 - 2018.02.2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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