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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히 방어선 지켜낸 외환시장…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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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경제부 기자) ‘브레이크’가 없는 것처럼 보였던 원·달러 환율의 추락세(원화 가치는 급등)가 주춤해진 모습입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원10전 오른 달러당 1067원10전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 5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승입니다.

환율 하락세가 주춤해진 것은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습니다. 지난 8일이 단적인 예입니다. 당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050원대까지 주저앉았습니다. 3년 2개월 만에 처음이었죠. 하지만 이 때 외환당국이 대대적인 시장 개입에 나서면서 환율은 곧바로 수직 상승했습니다. 시장에선 외환당국이 8일 하루에만 15억달러를 매입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계기로 당국의 강력한 환율 방어 의지가 시장참여자들에게 전달됐고, 이는 환율이 이날까지 계속 1060원대에서 유지된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지켜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조만간 다시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이 상당합니다. 원화강세 요인들이 즐비하기 때문입니다. 주식시장에선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북한과 대화 채널이 가동되면서 한국 경제의 고질적인 지정학적 리스크도 완화되는 조짐입니다. 여기에 평창올림픽 등을 계기로 내수 회복세도 강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해 원화 약세를 점치던 일부 증권사들마저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급하게 수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KB증권은 당초 1125원이던 올해 환율 전망치를 1085원으로 40원 낮췄습니다. 연초부터 전망치를 바꾸는 건 그리 흔한 일이 아닌데도 말입니다.

수출 관련 중소·중견 기업들은 ‘악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환 공포’가 커지며 올해 최대 경제 변수가 환율이라는 말이 적잖게 나오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대기업에 비해 중소·중견 기업들은 환변동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기업들도 고심은 커지고 있습니다. 환율이 하락하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거든요. 글로벌 경쟁력 약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국내 완성차 기업들이 특히 그렇습니다. 통상 국내 완성차 기업의 환율 마지노선은 1050원 안팎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신호를 시장에 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럴 경우 미국이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우려가 높다는 점에서 쉬운 문제는 아닙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은 총재가 원화 강세에 공동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그다지 시장이 반응하지 않은 것도 이런 맥락에서랍니다. 당분간은 마음을 졸이며 하루하루 외환시장을 쳐다볼 수밖에 없을 듯 합니다. (끝) /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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