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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뚜기' 신드롬 속 오뚜기의 기회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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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준 생활경제부 기자) 어느날 출근길. 문득 전화를 돌렸다. 오뚜기 홍보실장에게. “실장님 뭐 또 선행한 거 없어요?”

답은 간단했다. “뭐 별거 없어요. 있으면 알려드릴께요.”

전화를 끊고 뭔가 이상했다. 기자가 선행을 물먹을까봐 걱정을 하고 있다니. 이건 뭐지 라는 의문이 들었다.

일반적으로 기자들이 홍보실장에게 묻는 것은 사업계획, 오너의 움직임, 기업의 잘못에 대한 추궁 등이다.

그러나 오뚜기는 아니었다. 도대체 나는 왜 이런 전화를 했을까. 그게 갓뚜기의 위력이었다.

갓뚜기 신드롬이라고 할만 하다. 오뚜기가 하는 일은 모두 미담으로 바뀐다.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그렇게 만들어 버린다. 창업자의 선행,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격 인상은 없다는 방침 등에 소비자들은 환호한다. 그리고 퍼 나른다. 심지어 오뚜기가 10년전 잠깐 했던 일도 다시 찾아내 지금 일어나는 일인것처럼 페북에서 얘기한다. 신제품은 칭찬 일색이다. 오뚜기를 갓뚜기로 올려놓은 것은 소비자다.

갓뚜기 신드롬에 올라탄 회사도 있다. 유통에서는 신세계, 전자업계에서는 LG, 커피업계에서는 이디야 등이다.

갓뚜기 신드롬의 배경은 무엇일까. 이 신드롬의 문제는 없는 것일까. 이 신드롬에 대한 개략적 분석은 과거에 쓴 적이 있기 때문에 간단하게 만 정리한다. (http://plus.hankyung.com/apps/newsinside.view?aid=201701034884A&isSocialNetworkingService=yes)

현상 자체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새로운 의미를 찾기 시작했다.라면을 하나 먹어도 의미있게 먹고 싶어하기 시작했다. 그게 갓뚜기다. 의미있는 소비를 하고 싶어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기업들을 돈보다 의미를 창출하는 주체로 변화시키는 동력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있다. 그들의 선행을 살펴보자. LG는 독립운동 자금을 댔다. 의인을 찾아 지원하고,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선행을 알리지 않는다.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기업을 승계하면서 1조원에 달하는 세금을 냈다. 오뚜기 창업자는 수십년간 수천명의 심장병 어린이를 지원했다. 이디야는 가맹비를 매출에 관계없이 매달 25만원만 받는다.

이상하지 않은가. 선행이 시작된 것은 어제 오늘이 아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소비자들이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한 것일까.

그들의 공통점을 보면 뭔가 발견할 수 있다. 과거에 선행을 했다는 것외에 또다른 공통점에 그 힌트가 있다.

갓뚜기 신드롬에 올라탄 기업중 1등 기업은 없다. 오뚜기의 경쟁자는 농심이다. 엘지는 삼성, 이디야는 스타벅스와 경쟁하고 있다. 신세계 앞에는 유통거인 롯데가 있다. 강력한 1등에 대한 대중적 견제심리가 작동한 셈이다.

이를 작동시킨 것은 정치적 사건이 아니었을까.

지난해 한국사회를 통째로 흔들어 놓은 정치적 사건의 본질은 공정성과 다양성, 공존에 대한 소망이었다. 외환위기 이후 지속된 무한경쟁사회에 대한 피로감, 한번 정해진 순위가 바뀔수 없다는 역동성 상실에 대한 절망감이 바닥에 깔려있었다. 기득권이 어떻게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는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자 사람들은 스스로 세상을 바꾸겠다고 나섰다. 이런 흐름이 소비시장에서는 갓뚜기 신드롬으로 나타났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1등 기업인 삼성 롯데 농심 모두 정치적 사건과 크게 작게 연관돼 있었다. 소비자들은 격랑속에 의미와 대안을 찾아 나섰고, 이는 갓뚜기 현상으로 이어졌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하지만 이 현상의 이면을 한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오뚜기는 갓뚜기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가 첫번째 질문이다.

오뚜기 영업이익률은 떨어지고 있다. 라면값을 올려야 할때 올리지 못한 탓이다. 1분기 영업이익률 5.64%. 작년 6.88%였다.

이익도 300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오뚜기의 대표 상품은 라면이다. 라면 매출은 당연히 올라갔어야 한다. 하지만 면제품류 매출은 작년 1분기 1774억원에서 올해는 1583억원으로 줄었다. 점유율은 이전과 비슷하다. 갓뚜기 현상이 점유율 상승이나,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는 증거를 찾기 힘들다.

반론도 있을수 있다. 매출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면 언젠가 이것이 숫자로 전환될 것이라는 주장을 할수 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 시기는 언제가 될지 알수 없다. 벌써 영업맨들이 압박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이 압박이 계속되면 오뚜기는 갓뚜기의 지위를 유지할 수 없다.

여기서 한가지 문제가 파생한다. 이해관계자 평판과 사회적 평판의 격차가 내포한 위험성이다. 오뚜기도 이 대목에서 실제 부담을 느낀다. 내부 직원들, 협력업체 직원들은 오뚜기가 이상적 기업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국내 식품업계에서 꿈꾸는 회사가 나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실제 블라인드 앱에서 오간 대화 내용이다.

샘표식품 직원이 질문했다.

“오뚜기 사내 분위기도 대외적 이미지 만큼 좋은가요? 기업문화가 대외적 이미지처럼 사원들에게도 유하고 좋은지 궁금해요.”

오뚜기 한 직원이 답했다. “X같아요. 어느 회사가 안그렇겠냐만은 오뚜기는 암만 생각해도 X같습니다. 아마 타회사 가면 영업 탑 먹을 자신있네요.”

댓글이 달렸다. 삼립식품 직원이었다. “죄송하지만….우리 회사 오시면 어림없습니다.”라고 했다.

매일유업 직원은 “삼립 별로예요?. 면접볼라고 했는데 ㅜ” 라고 댓글을 썼다.

풀무원 직원도 비슷했다. “우리 회사에서는 안된다에 내 전부와 손목 겁니다.”

식품기업 직원들이 느끼는 회사에 대한 생각이었다. 하긴 한국기업중 벤처기업이 아닌 바에야 자기가 다니는 기업의 문화가 좋다고 얘기할 직장인들이 몇명이나 될까 싶기도 하다.

그래도 평판전문가들은 말한다. "이해관계자 평판과 사회적 평판이 큰 차이가 나면 이는 기업에는 또다른 잠재적 위기요소다.”

갓뚜기에 대한 반론들이 서서히 나오기 시작했다.

일감 몰아주기, 오너 일가에 대한 편법적 지원 등이 그 내용이다. 그러나 메시지로만 보면 긍정적 내용보다 임팩트가 크지 않다.

수십년간 심장병 어린이를 살려내고, 상속을 위해 제대로 세금을 내고, 직원은 모두 정규직으로 쓰고, 라면값도 올리지 않았다. 이 네가지 메시지는 왠만한 비판적 메시지를 뒤덮기 충분하다. 심지어 자기소개서를 직접 손으로 쓰게 하는 오뚜기의 정책에 대해서도 찬사가 이어질 정도다. 청와대가 기업초청 행사에 오뚜기를 집어넣은 것은 갓뚜기 신드롬의 정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 신드롬이 어떻게 사라지건 한국사회에 의미있는 메시지를 던진 것은 분명하다.

기업 컨설팅 회사 더랩에이치 김호 대표는 “‘money making’의 시대에서 ‘meaning making’의 시대로 전환하고 있다는 징후라고 볼수 있다”라고 해석했다. (끝) / juny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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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신문 - 2017.08.23(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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